[이종기 교수의 술 이야기] 꼬냑(Cognac)의 유명 브랜디

꼬냑은 프랑스에서도 서부 대서양으로 유입하는 지롱드 강의 북부에 위치한 지역으로서 강 남부에 있는 보르도 지방과 이웃해 있다.

 

 

이 지역은 석회질 토양으로 주로 생산되는 포도의 품종은 우니 블랑(Ugni-Blanc)인데, 워낙 신맛이 강해서 이 지역에서 제조되는 와인은 품질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들은 석회질이 강한 토양에서 생산된 포도로 만든 브랜디가 품질이 우수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935년 와인에 대한 A.O.C. 제정 당시 브랜디에도 토지의 등급을 정하게 되었는데, 이때 지정된 지역은 핀느 샹파뉴(Fine Champagne), 그랑 샹파뉴(Grand Champagne), 보르더리(Borderies), 팡 부와(Fin Bois), 봉 부와(Bon Bois), 부와 오르디네르(Bois Ordinaires) 등 6개 지역이다.

 

 

이 가운데 최상급의 브랜디를 생산하는 핀느 샹파뉴, 그랑 샹파뉴, 보르더리의 3개 지역은 상표에 직접 표기하나, 나머지 3개 지역은 그냥 꼬냑으로만 표기한다. 지명이 샹파뉴이지만 샴페인을 만드는 샹파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핀느 샹파뉴의 브랜디는 향이 가볍고 부드러우며, 반대로 그랑 샹파뉴의 브랜디는 향이 무겁고 강해서 이 두 지역의 브랜디를 블렌딩하면 최상의 품질을 얻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보르더리의 브랜디는 향이 풍부하고 맛이 부드러워서 그 자체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나머지 세 지역에서 생산되는 브랜디는 주로 블렌딩용으로 사용된다.

  

꼬냑 지역의 유명한 브랜디 제조 회사로는 마르텔(Martel), 헤네시(Hennessy), 쿠브와지에(Courvoisier) 등 3대 메이커를 비롯하여 카뮤(Camus), 레미 마르탱(Remi martin), 폴리냑(Polignac), 고티에르(Gautier), 하인(Hine) 등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회사들이 많다.

 

아르마냑(armagnac)

아르마냑은 스페인 접경 지역인 피레네 산맥 북쪽에 위치하여 여름은 뜨겁고 겨울에는 추운 대륙성 기후를 가지고 있다.

꼬냑 지역과는 기후가 판이한데다 토양도 사력질이어서 포도의 품종도 바코(Baco)를 주로 사용한다.

아르마냑은 바사르마냑(Bas Armagnac)테나레즈(Tenareze), 그리고 오아르마냑(Haut Armagnac)의 3개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으나, 가장 품질이 좋은 바샤르마냑을 제외하고는 단순히 아르마냑으로만 표기한다.

 

 

아르마냑 유명 브랜드

아르마냑 지역의 유명 회사로는 샤토 드 로바드(Chateau De Laubade), 샤보(Chabot), 마르키 드 비브락(Marquis De Vibrac) 등이 있다.

꼬냑과 아르마냑의 품질을 비교해 보면 꼬냑은 우아한 여성같은 풍미를 지니고 있는 반면, 아르마냑은 강렬한 야성미가 풍겨나오는 브랜디라고 할 수 있다.

 

 

사랑의 메시지 마르텔(Martell)

꼬냑 브랜디를 세계적 고급 증류주로서 개척해 온 장본인이 바로 마르텔가(家)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마르텔은 역사나, 생산 규모, 혹은 품질의 우수성이라는 측면에서 꼬냑을 대표하는 브랜드이다.

 

쟝 마르텔이 1715년 꼬냑 지방에서 브랜디를 제조하기 시작한 이래 마르텔가는 8대에 걸쳐서 가업을 전승했다.

꼬냑의 역사는 곧 마르텔가의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헤네시사도 초창기 한때 마르텔과 동업을 한 적이 있다.

  

꼬냑 지방에는 소규모의 증류 공장이 산재해 있는데 마르텔은 33개소의 자가 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22개의 증류 공장과 계약을 맺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라 할 수 있는 12개소의 자체 포도원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랑 샹파뉴와 퍼티트(핀느) 샹파뉴 등 꼬냑 지역의 핵심부내 2,500여 농가와 계약 재배를 하고 있다.

 

꼬냑 지방에 가면 낮은 구릉의 지평선 너머까지 마치 병사들이 도열해 있는 것처럼 포도나무가 줄지어 있는 광경을 보게 된다.

마르텔의 포도원에서는 폴레 블랑체, 콜롬바드, 우니 블랑 등 브랜디 전용 포도 품종을 재배하는데 모두가 청포도 품종이다.

가을이 되면 조용하던 꼬냑의 포도원은 포도를 수확하는 농부들로 법석을 이룬다.

 

마르텔은 전량 리무진 오크통에서 숙성을 시킨다. 리무진 오크는 루이 14세 당시 재무장관이던 콜베르가 프랑스 해군의 전함을 만들기 위해 꼬냑 동부의 리무진 지역에 조성한 오크나무 숲에서 생산된다.

오크 목재는 5년 이상 자연 상태에서 건조시킨 후 사용한다.

현재 마르텔의 원액 보유량만 하더라도 세계 최대인 약 150,000배럴이라고 알려져 있을 정도로 마르텔은 명실공히 세계 최대의 꼬냑 회사이다.

부침이 심한 브랜디 업계에서 280년 이상 지속적으로 성장해 온 마르텔의 비결은 무엇일까? 마르텔사측은 서슴없이 대를 이어온 블렌딩 기술 덕분이라고 얘기한다.

 

아무리 뛰어난 단일 증류공장에서 생산된 브랜디라도 자체로서 모든 품질요소를 다 갖추고 있지는 못합니다. 마르텔에서는 대를 이어온 셀러 마스터(위스키의 마스터 블렌더에 해당하는 직책)와 그의 팀이 개성있는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라는 것이 마르텔의 주장이다.

 

 

마르텔에서 생산하는 유명 제품으로는 마르텔 스리스타, 코르동 느와르, 30년생 코르동 블루가 있으며, 연간 1,400병만을 생산하여 한정 판매하는 60년생 엑스트라의 그윽한 향기는 숙성의 극치를 보여 준다.

 

사랑의 메시지 마르텔. 소리없는 부드러움으로 전해 오는 마르텔.

아직도 못다 한 사랑의 이야기를 마르텔과 함께 하세요.

 

오늘도 마르텔의 사랑의 메시지는 전세계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헤네시 꼬냑(Hennessy)

한국의 많은 사람들은 굴착기를 포크레인이라고 부르고 있다.

포크레인은 굴착기의 한 제 품명에 불과한 것임에도 하도 유명해서 굴착기의 대명사가 되어 버린 것이다.

 

브랜디와 꼬냑의 관계가 이와 같다. 꼬냑이 브랜디의 대명사가 된 것은 헤네시사의 제품에 최초로 ‘꼬냑’ 이라는 명칭을 붙인 데서 기인한다.

 

 

 

Richardhennessy

창업자인 리차드 헤네시(R. Hennessy)는 루이 14세의 근위대에 속한 아일랜드 출신의 병사였다.

꼬냑 지방에 주둔한 연대에서 근무하던 그는 간간이 고향으로 브랜디를 보냈다.

아일랜드는 스코틀랜드와 함께 위스키의 본고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브랜디의 독특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아일랜드의 친구들은 헤네시에게 브랜디를 더 많이 보내 주도록 요청하곤 했다.

 

1765년 뜻밖의 부상으로 군에서 명예 제대한 헤네시는 브랜디 수출이 전망이 좋은 사업이라고 확신하고 그대로 꼬냑 지방에 눌러 앉아 브랜디 사업을 시작하였다.

그후 헤네시의 후손들이 회사를 조직적으로 발전시켰다.

 

 

창업1세기 후 헤네시사는 꼬냑업계에서 최초로 병을 사용하여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목통 단위로 거래되었기 때문에 소비처가 제한되었었는데 병을 이용한 혁신적인 브랜디 포장으로 판로가 크게 늘어나게 되었다.

1865년부터는 상표에 스리 스타(☆☆☆)를 표시 하였는데 숙성 기간을 보증한다는 뜻이었다.

이렇게 하여 헤네시는 좋은 품질의 브랜디라는 인식을 주게 되었다.

 

헤네시사는 블렌딩 비법이 품질관리의 생명이라고 여기고 있다. 실제로 블렌딩을 책임진 셀러 마스터가 대를 이어 품질 관리를 전담하고 있다.

 

 

헤네시 증류소

헤네시사는 꼬냑 지방에 백만평 이상의 포도원과 28개의 증류공장을 소유하고 있다.

자체 생산한 원액뿐만 아니라 꼬냑 지방의 수십개 소규모 증류공장으로부터 원액을 수집하여 이를 블렌딩하여 숙성시키는 대규모의 원액 숙성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헤네시 꼬냑

헤네시는 금으로 된 도끼를 든 무사의 팔을 상표로 하고 있어서 일명 ‘금도끼’라고도 불리는데 스탠더드 제품으로 헤네시 스리 스타, 그리고 30년 저장한 원주를 블렌딩한 V․S․O․P가 유명하다.

1971년 헤네시사는 굴지의 샴페인 회사인 ‘모에 샹동(Moet & Chandon)’과 합쳐서 모에 헤네시 그룹이 되었다.

이 회사는 유명한 동 페리뇽 샴페인을 생산하고 있다.

헤네시사는 꼬냑의 3대 메이커의 하나로서 꼬냑이 브랜디의 대명사로 남아 있도록 하기 위해 마케팅이나 광고에서도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쿠브와지에(Courvoixsier)

마르텔, 헤네시와 함께 세계 3대 꼬냑 메이커의 하나로 손꼽히는 쿠브와지에사는 다른 메이커들과는 달리 자가 포도원이라 자가 증류소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순수한 블렌딩 전문기업이다.

그러나 막대한 원액 저장량이나, 그것을 자사의 숙성 시설에서 숙성시킨 다음 이를 블렌딩하여 상품화하는 기술 수준은 세계 최상급의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쿠브와지에

emmanuel_courvoisier

꼬냑시의 인근 자르낙 시의 샤랑트 강변에 본사를 둔 쿠브와지에사는 1790년 파리의 와인 전문상인이었던 엠마뉴엘 쿠브와지에가 창업한 회사이다.

 

쿠브와지에는 나폴레옹의 친구였으며, 나폴레옹은 그가 헌상한 꼬냑을 즐겨 마셨다.

나폴레옹이 엘바 섬으로 귀향 갈 때도 이 꼬냑을 가져가 외로움을 달랬다 한다.

쿠브와지에는 나폴레옹의 팬이었으므로 그의 입상을 쿠브와지에의 심벌 마크로 썼다.

 

 

쿠브와지에 브랜디

쿠브와지에사에서 생산하는 유명 제품으로는 쿠브와지에 스리 스타, 쿠브와지에 엑스트라 V․S․O․P, 그리고 쿠브와지에 나폴레옹 크리스털 디캔더가 있다.

 

쿠브와지에사와 관련하여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쿠브와지에 박물관이다.

이 박물관에는 1789년 이후 생산된 거의 모든 꼬냑이 전시되어 있어서 전세계의 꼬냑 팬들이 몰려드는 꼬냑 지역 최고의 관광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쿠브와지에의 향은 풍부하며 진한 리무진 오크향이 뒷맛으로 남는다. 스리 스타가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

 

 

노르망디인들과 칼바도스(Calvados)

프랑스의 북서쪽 해안에 있는 노르망디 지방은 역사적으로 수많은 사건이 일어난 지역이다.

고대에는 켈트족이 거주했고 9세기에는 노르만인이 침입하여 점령한 지역이었다.

 

영국과 인접한 탓에 한때는 영국 영토가 된 적도 있으며 2차 대전 때는 연합군이 독일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한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유명하다.

전략적 요충지였던 이곳에는 여러 종족이 얽히어 산다.

 

 

이 지방은 겨울이 춥고 여름에도 습기가 많아 포도재배에는 적합하지 않다. 대신 한랭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사과의 주산지이다.

다양한 종족이 모인 이곳은 예로부터 미식가들이 많아 음식문화가 발달했다.

그들은 오래 전부터 사과즙으로 시드르, 즉 사과주를 만들어 마셨다.

우리나라에서는 무색 청량음료를 사이다라고 부르지만 유럽에서는 사이다(Cider: 불어로 시드르)하면 사과주를 말하는 것이다.

 

 

18세기 이후 프랑스 남부의 꼬냑 브랜디가 명성을 날리기 시작할 무렵 노르망디 사람들은 시드르를 증류하여 브랜디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 중 칼바도스 지역의 사과 브랜디가 특히 품질이 좋아서 상표에 아예 칼바도스를 표기하여 특산품임을 과시했다.

오늘날 칼바도스는 사과 브랜디의 대명사로 자리 잡게 되었다.

사과의 약간 시면서도 입안을 상큼하게 하는 맛이 그대로 남아 있는 칼바도스는 대체로 감칠맛과 그윽한 기품을 지니고 있는 술로 평가받고 있다.

 

칼바도스 중에서도 최상급인 페이도쥬 지방 제품은 꼬냑과 같이 2회의 단식 증류를 하며 라벨에는 A.O.C.법에 따라 ‘아페라숑 페이도쥬 콩트롤레’라고 표기되어 있다.

저급의 칼바도스는 연속식 증류를 통해 생산되며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페이도쥬 지역의 소규모 칼바도스 제조자들은 협동 조합(C.D.R.)을 만들어서 공동 제품을 출하하였는데 유명한 바론 란돌프 V․S․O․P가 그것이다.

칼바도스 뷰넬사와 칼바도스 볼라사는 C.D.R.과 함께 칼바도스의 3대 메이커에 속한다.

 

흔히 ‘노르망디의 밑 빠진 독’이라 불릴 정도로 노르망디인들의 식사량은 엄청난 편이다.

그들은 결혼 피로연 등 잔치가 있을 때면 하루 종일 먹고 마시기만 하는 것 같다. 통상 유럽인들은 술을 마실 때 천천히 맛과 향을 음미하는 스타일이다.

그러나 노르망디 사람들은 칼바도스를 단숨에 목구멍으로 털어 넣는 식으로 마시는데, 그 이유는 칼바도스의 향 때문에 다른 요리맛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글쎄, 이걸 미식가들다운 주법이라 해야 할지…….

 

 

 

By | 2018-09-04T15:36:09+00:00 2018, 09, 04|명인 칼럼|0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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